posted by 조근영만세 2017.02.03 08:57

  폭풍우가 가라앉고, 날씨가 좋아지면 밥에게 Discontinue 된 체크라이드를 이어서 하기로 했다. 1주일 동안 날씨가 많이 안좋아서 체크라이드를 보러 갈 수가 없었고, 철수 형은 그 사이에 다른 DPE(시험관)에게 기분좋게 자격증을 취득 했다. Bob이랑 보기로 했던 또다른 새로운 학생은 밥의 소문을 듣고 나서 그에게 보지 않기로 했다. 그 학생은 날씨 때문에 시험을 보러 못갈것 같다고 Bob에게 전화를 했는데 밥이 "너네는 No Show라서 시험비 부과 하겠다"고 어느 법규에도 없는 뜬소리를 해서 학교랑 사이가 더더욱 멀어졌다. 물론 No Showing Charge는 없던 것으로 되었지만, 이제 남은건 오직 나밖에 없었다. 학교에서는 Bob에게 더 이상 학생을 보내지 않기로 결정을 한 상태에서 어중이 떠중이 신세가 된 나는, 나를 떨어뜨리려는 거대한 음모를 꾸미고 있는 그에게 갈 수 밖에 없었다. 더 이상 우리학교에서 밥에게 학생을 보내지 않는다 하면 밥은 나를 합격 시켜줄 필요가 없고, 비행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공정하지 않게 된다. 나는 거대한 정치권력 속에 낀 개인 피해자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아무튼 부랴부랴 시험 날짜를 받았다. 2/1/2017... 내 한국에서의 첫 비행이 1/1이고, 미국에서 비행을 시작한 날짜가 5/1이고, Private Pilot을 취득한 날짜가 9/1이고, 시험날짜가 2/1이다. 과연 우연의 일치일까?

대망의 시험 날, 나는 교관님(Jeff)과 함께 프레즈노로 향했다. 스탁턴의 날씨는 안개가 짙었으나, 프레즈노의 날씨는 다행히 아주 좋아 보였다. 바람도 Calm 상태이고, 약간의 Turbulence만 있었다. 밥을 다시 만났는데 학교에 무슨일이 있었냐면서 "No Show 사태"를 물어보았으나, 나는 모른 척 했다. 아마 스케쥴 상의 트러블이 있었을 거라고 간단히 대답했는데 별로 신경쓰지 않는 듯 했다. 다행히 기분은 괜찮은 것 같았다. 밥은, 내가 피하고 싶었던 Visalia Approach가 바로 오늘의 시험 코스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조금 두렵긴 했지만, 10년간 시뮬레이터 경력을 쏟아 비행하겠다는 각오로 준비에 들어갔다. 새로운 차트로 다시 프린트 하고, NOTAM도 체크하고 Preflight Inspection에 들어갔다. 내가 전에 받았던 Discontinue Paper 에는 'Preflight Inspection 항목'은 체크가 되어있었다. 이 말은 내가 다시 그 항목을 수행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는데, 밥은 나의 Preflight Inspection 부터 꼼꼼하게 보기 시작했다. 나는 체크리스트를 들고 날개, 연료, 오일, 외관 점검, 라이트 등등을 체크하다가 잠깐 체크리스트를 두었는데, 그 때 밥이 "Your first Mistake" 라며 자신은 3개의 Mistake가 있으면 Fail이라고 선언했다. . 난 애써 웃음 지으며 외관 점검을 끝내고 칵핏으로 들어갔다. 비행기에 꼭 있어야 되는 서류를 보여주고 다시 넣으려고하는데 Bob이 두번째 실수를 적발했다. 원래 비행기의 Airworthiness Certificate와 Registration Certificate는 지정된 위치에 있어야 하는데 그것을 꺼내 보여주고 다시 넣기가 힘들어서 뒤좌석 근처에 넣어두려고 하는 것을 본것이다! Oh my.... 이미 시동 걸기전에 2/3 Fail을 받은 나는 풀죽은 쥐 마냥 Checklist를 수행하기 시작 했다. 아니나 다를까 항상 프레즈노에서는 IFR Clearance만 요청하다가, 처음 VFR Clearance를 듣고 관제탑에 "We are VFR to Visalia, 235SR(우리는 VFR 비행이다)" 라고 말했다가 Bob의 첫번째 샤우팅을 듣고, 흥미진진하게 Taxing을 시작했다.

Run Up Area에서 Run-up을 끝내고. 이륙 허가를 받았다. 평소처럼 활주로에 멈춘 후 2000RPM, Engine Instruments Check 하는데, "No delay, No delay!! Go! Go! Go!" 라고 소리쳐서 당황함 속에 이륙했다. 이륙 후 밥의 지시는 3000ft, Cleared Direct to VIS VOR 이었다. 위의 사진처럼 VIS VOR을 지나가서 일정한 아크턴을 돈 뒤 ILS 어프로치를 수행하는 것이었다. 나는 평소 하던 때 처럼 브리핑을 해주고 이것저것 얘기하고 있는데, 말이 너무 많다며 지적해서 그냥 혼자서 중얼중얼 거리면서 수행했다. 그러다가 혼잣말도 지적받아서 그냥 묵언수행. 첫번째 어프로치는 수월 했는데 Missed Approach 과정에서 500FPM을 유지하며 상승할 때 밥이 "너가 Best rate-of-climb으로 상승 못하네 이건 Big Problem이야"라고 했다. 당황함에 '쏘리' 하고 80노트를 최대한 맞추면서 Missed Approach를 수행했다. 다행히 Holding Pattern을 잘 그려서 밥은 다시 잠잠해 졌다. 이미 두번의 실수와 "Big Problems"을 많이 지적받은 상태여서 'Pass'라고는 절대 생각 할 수 없었다. 그냥 이 악마와의 비행이 빨리 끝나길 바랄 뿐..

 다음 어프로치는 VOR APP. 홀딩을 하다가 반대로 나가서 프로시져 턴을 한 후 다시 VOR 로 접근해서 어프로치 후 써클링 랜딩으로 반대편 활주로에 내리는 아주 염병하는 어프로치다. Instrument Rating 과정에서는 3개의 어프로치중 한가지를 Partial Panel(부분 계기)로만 시행하는데 다행히 밥은 여기서 계기판을 가리지 않았다.(여기서 Partial Panel 했으면 어려웠을 뻔) 차트에 그려진 대로 잘 내려가고 있는데, 밥은 나에게 질문했다. "When you can Descent from MDA in Circle to Land?",...... 기억이 나질 않았다..... 생각을 하고 있는데, 다시한번 큰소리로 "WHEN! WILL YOU!! DESCENT! FROM MDA!!!" 그러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ANSWER MY QUESTION OR YOU FAIL!" 이라고 계속 소리를 지렀다. 나는 지레 겁먹고 대충 아는대로 말했다.. "런웨이가 인사이트 되었을때?" 사실 말하지 않는것이 더 나았을텐데... 밥은 더 큰 목소리로 "NO!!!!!" 그러면서 나에게 너는 Instrument rating Ready가 안되어있다, 어떻게 이런 상태로 왔냐고 하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근데 그 때가 마침 서클링 랜딩을 하려고 런웨이에 들어가던 때라 나는 멍하니 활주로에 착륙하려고 플랩을 내리고 있었다. 밥은 Missed App를 시전했고. 이미 넋이 나간 상태인 나는 Bob의 영어 따윈 들리지 않았기에 좀 더 내려가다가 알아 듣고 부랴부랴 상승했다. 그 때, 밥이 "I have control!!"을 외쳤다. DPE가 조종간을 잡으면 그 시험은 Fail로 끝이 나는 것이다. 밥은 상승하면서 "왜 대답을 안했냐, 내가 제일 싫어하는게 대답 안하는 것이다, 내 말 알아 듣고 있냐? 내가 뭐라고 말했는데?" 라고 소리쳤지만, 이미 이 시험을 포기 할까 라고 생각 하는 나는 멀어지는 땅을 보면서 멍 하니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시뮬레이터를 어릴 때 부터 즐겨온 터라, 계기비행만은 정말로 자신 있었다. 하지만, 밥과의 시험을 통해, 모든게 다 물거품이고 나의 뽀록 실체가 들어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더불어 "IR 체크라이드를 누구랑 봐야 할 것이며, 언제쯤 시험을 보게 될까"라는 걱정과 "비행이 내 길이 아닌가" 하는 세상 무너지는 생각 까지 복합적으로 쓰나미 칠 때. 밥은 "지금까지 잘했다. 너가 노력하고 있는것 보고 있었다. 근데 왜 내 말에 대답을 안했냐"라고 태도를 돌변하는 것이었다. 내가 너무 풀 죽어 있었는지, 고래고래 소리지르고 계속 Fail이라고 하던 사람이 갑자기 젠틀한 말을 해줘서, 한줄기 희망이 보이는 것 같았다. 역시 "나를 엄청난 압박감속에서 테스트 하려고 일부러 그런 행동을 한 것이었다" 라는 추측으로 "Im Sorry, Can you give me one more chance?"라고 물어봤다가, "그런 말하면 너는 Fail이다." 해서, 나의 추측은 엇나간 것으로 판별. 쨋든, 밥은 나에게 고개를 숙이라고 하고 Unusual Attitude 를 기동했다. 비행기를 이상한 상태로 만들어 놓고 내가 비행기를 다시 안정적인 상태로 만들 수 있는지 보는 시험 과정이었다. 3번의 Unusual Attitude를 수행하고 "You have control"을 했다. 이제 마지막 어프로치인 Fresno Yosemite Int'l Airport만 남았으나 나는 이미 Instrument Rating에 대한 준비가 안되어있다고 말을 들은 상태고, 밥과의 전투에서 처참히 패배한 상태여서 멍하니 프레즈노로 다시 돌아오고 있었다.

  멍한 도중.. 갑자기 내 팔을 긁는 밥... 뭐지? 이래서 나는 이 DPE가 Distraction(혼란)을 시험하는 것이라 생각해서. "No" 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Bob은 웃으면서 "That's Right, You should told me that Shut up, Im Flying! when you are in circling"라고 말했다. 나에게 일부러 혼란을 주려고 질문을 하고 고래고래 지른 것이었다 어쩐지 좀 미친사람같더니... 그러면서 밥은 마지막 하나의 어프로치가 남아있다면서 넌 할 수 있다고, 지금까지 잘 했다고 다독여 주었다. '이사람은 대체 뭐지?' 라는 생각과 함께 "Yes, Sir!".... 마지막 어프로치를 준비하고, Fresno Approach에 컨택했다. 관제사가 길을 알려주면 그대로 따라가서 GPS Approach를 쏘면 되는 것인데 트래픽이 많다보니 우리를 아무도 없는 저 멀리 보내 놓았다. 이건 Partial Panel로 수행했는데 관제사에게 방향을 받고 접근 코스에 정렬을 하려 했는데 옘병 관제사가 접근 코스 선상에서 헤딩을 주는 바람에 돌자 마자 니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나는 이 니들이 나가지 않게 하려고 급선회를 했고, 바늘이 3/4이상 벗어나면 Approach Fail인데, 간신히 3/4에 걸릴 때 까지 가고 있었다. 옆에서 다시 소리를 지르는 밥. "내려가서 너의 교관이랑 애기해서 Partial Panel이랑 이것 다시 해야 될것 같아". "아 이건 틀렸구나.. 역시 DPE의 계략는 내가 간파할 수 없구나.." 라고 생각했다. 어떻게든 나를 떨어 뜨리려는 밥의 수작으로 인해 더 이상의 가망성은 없어 보였고, 그냥 멍하니 니들을 쫓고 있었다.


조종사들은 이 바늘을 끝까지 십자가를 유지하려 하지만,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는 쉽지 않다.

  "N235SR, Cancel Approach, Heading 080 for Traffic". 나는 다시 헤딩을 돌렸다. 내 비행기의 접근 속도가 너무 느려서 큰 비행기를 먼저 보내고 한바퀴 더 돌리고 착륙 시키려는 관제사의 뜻이었다. "간절이 원하면 하늘도 돕는다더니.. 진짜 이런건가?" 어안 벙벙한 상태로 다시 Magnetic compass Turn을 수행했고 GPS Approach를 Partial Panel로 수행했다. 나는 내 모든 집중을 니들에 쏟았다. 시뮬레이터를 탈 때에는 모니터의 Pixel 색차를 판별해서 니들이 미세하게 움직이는 것을 컨트롤 하는데, 마치 시뮬레이터를 타는 것 처럼, 점과 바늘의 차이를 미세하게 컨트롤 했다. 젖먹던 힘까지 다해서 십자를 맞추려 했다. DA 까지 내려와서 밥은 "Runway Insight"를 외쳤고, 나는 비행기를 무사히 착륙 시킬 수 있었다. 활주로에 나와서 Bob은 "I have control"을 외쳤고, 나는 'Fail이구나..' 라고 당연히 생각했다. Bob은 램프로 돌아오면서, 이것 저것 못했던 것들, 왼쪽으로 틀어지는 현상들 Fixation이 되는 것들, 그리고 Distraction에 제대로 응대하지 못한 것들을 말하다가 "But, your flight overall pretty Great, You pass!. Congraturation!."라는 말을 했다. 나는 기쁨에 가득 차서 Am I Passed?!!! Oh My God! THANK YOU! 로 아는단어 모르는단어 다 꺼내가면서 고맙다고 얘기했다. 밥은 "그런 실수들은 누구나 다 하는 것이고, Distraction은 Real Life에서는 아무도 방해하지 않을거야" 라면서 나에게 꽤 괜찮은 변명을 해주었다. 램프로 내려와서 비행 시간을 확인 했는데 무려 2.1Hr을 비행했다. 'Cancel Approach"가 한 몫 한것도 있지만, 후드를 쓰고 2.1hr을 비행하니 머리가 지끈 지끈 했다. 밥은 "저 관제사에게 밥 한번 사야 할 것 같은데?" 라면서 우스개 농담을 던졌다. 그냥 웃어줬다. 밥은 "아마 멀티커머셜 체크라이드 때 보게 되겠지?" 라고 물어봤는데, 나는 "아마도?"로 답변하고. 절대 프레즈노 쪽으론 오지 않기로 맘먹었다.'응 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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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에게 인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 올랐다. 너무 지쳐, 교관님이 대신 해주고 있는데, 창 밖에 태양이 지는 모습이 너무나도 아름 다웠다. 평소 같았으면 빨리 도착하고 싶었을 텐데, 구름 사이로 내려오는 한줄기 빛들이 나에게 눈이 부신 감동을 왠지모르게 선사해 주었고, 비행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교관님에게 전달하느라 관제가 들리지 않을 지경이었다. 중간에 체크라이드를 포기하고 싶었지만, 포기 하지 않고 한발짝 한발짝 나아가서 성공에 이를 수 있었다. 또한, 나보다 빨라, 나를 앞지른 트래픽에게 감사함을 느낀다. 이 체크라이드를 준비하면서, 진행함에 있어 다양한 경험과 지식들은 나를 더욱 성숙한 조종사로 만들어 줄 것이라 믿는다. 힘든 과정과 어려운 길 속에서 이런 뿌듯함이 나를 'Keep Going!' 하게 하는 원동력이고 행복이라 생각한다. 길고 길었던 다이나믹한 IR 체크라이드는 성공으로 끝이 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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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 끝.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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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6076 2018.01.09 18:32 신고  Addr  Edit/Del  Reply

    긴 글잘읽었습니다 제가 다 감격적이네요! 좋은정보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라인에서도 안비즐비 하시길.

  2. Aaron. Heo. 2018.02.28 20:06 신고  Addr  Edit/Del  Reply

    재밌게 보았습니다. 저도 앞으로 비행 계획 하고 있는데, 마지막 내용의 글이 많이 와 닿을 것 같네요~^^